실제 수강생분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

[합격수기] 16' 여름 어학병

작성자
markazarabic
작성일
2016-12-15 20:14
조회
2130
저는 16년 9월 어학병 시험 합격자로 12월 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약 2개월간 마르카즈에서 수업을 들었고, 향후 어학병을 준비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수기를 적어봅니다.

1. 변화된 유형 마르카즈에 다니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아무래도 어학병 시험 유형이 바뀌었다는 게 컸습니다. 바뀐 점을 살펴보자면 기존에는 아-한 번역 시험(약 5기사, 한 시간) 그리고 면접 이었던 것이, 아-한, 한-아 번역 시험(각 1기사, 20분)과 아-한, 한-아 통역 시험(각 1기사, 10분)으로 바뀌었습니다. 즉, 시험에서 면접이 없어졌고, 새로이 아-한 작문과 통역 시험이 추가되었습니다. 또한 번역에 주어진 시간이 단축되었습니다. 변화된 유형에 따라 배점 또한 달라졌는데, 번역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이전과 달리 이제 총 4개 파트로 나뉘어 각각 25점씩 배점이 할당됩니다. 따라서 이제는 아-한 번역만으로는 고득점을 얻을 수 없고, 통역 시험에도 본격적으로 대비해야 합니다.

2. 시험 우선 실제 시험은 어떠했는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2-1) 번역 시험 감독관의 지시대로 착석 하게 되면 시험 문제지 한 장, 그리고 한-아, 아-한 답안지 각 한 장씩 받게 됩니다. 당연히 한-아 답안지에는 아랍어를, 아-한 답안지에는 한국어로 답을 작성해야 합니다. 필기구로는 검은색이나 파란색 볼펜을 사용해야 했고, 수정하고 싶을 경우 두 줄 긋고 작성해야 했습니다. 9월 7일 시험에서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번역 시험의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입니다. 20분 안에 번역하는 만큼 기사의 분량 또한 2~3문장 정도 단축된 것으로 보였으나, 눈으로 보고 해석하는 즉시 시험지에 옮겨야 했습니다. 또한 이번 시험부터 사전 지참이 불가능했고, 저 개인적으로는 사전을 확인했다면 끝까지 작성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사전 지참이 되지 않는 만큼 정확한 해석보다는 최대한 오역이 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한-아 작문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실제 시험장에서 떠오르는 단어들은 한정될 수밖에 없고, 표현상 다소 아쉬움이 남더라도 우선 끝까지 작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2-2) 통역 번역 시험 완료 후 잠시의 휴식 시간이 주어지고, 미리 주어진 번호대로 1명씩 통역 시험실로 이동했습니다. 들어가서 착석하면 메모할 수 있는 판과 종이가 주어집니다. 한국인과 아랍인 두 분이 평가하시고, 또 한 분은 녹음 파일을 재생해 주셨습니다. 시험은 한 문장씩 듣고 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1분 이상 무응답 시 해당 문장은 0점 처리됩니다. 순서는 한-아 통역 이후에 아-한 통역을 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녹음 파일을 들으며 메모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 파일을 들으면서는 메모가 도움되었으나 아랍어 파일은 이어지는 내용을 놓칠 위험 때문에 메모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어는 중요하고 덜 중요한 내용을 빠르게 구분할 수 있지만, 아랍어에서는 그것이 어려워 무리하게 메모하려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녹음 파일 재생 속도는 크게 부담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다만 간혹 한 문장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져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2-3) 난이도 이번 시험의 전반적인 난이도는 중상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시험에 나온 기사 내용 대부분이 국내외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던 정치, 사회적 분야의 내용이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생소한 내용이 아니라 어느정도 알고 있는 내용들이었기 때문에 정확히 모르더라도 작성하고, 또 말할 수 있었습니다.

3. 공부 저는 지난 5월 어학병 시험에 대비해 3월부터 기사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나의 기사를 해석하는데도 모르는 단어가 열 가지가 넘고 몇 시간씩 걸려 어려워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단어 정리를 하고 기사를 보다 보니 조금씩 실력이 느는 것을 느꼈습니다. 번역 공부는 이처럼 꾸준히 하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조금 요령이 붙자 한 단어씩 보기보다는 의미 단위별로 끊어서 보기 시작했고, 점점 실력이 늘었던 것 같습니다. 하루에 약 4~5개의 기사를 뽑아서 공부했고 가끔 경제 지문을 본 것 외에는 주로 군사, 정치 분야의 기사를 봤습니다. 기사 공부하며 모르는 단어나 유용한 표현들은 따로 정리했습니다. 또 단어 공부를 위해 <시사 미디어 아랍어 소사전>의 단어들을 거의 다 외우려고 했습니다. 기사 공부하며 틈틈이 연합뉴스의 중동-아프리카 면을 보며 중동의 최근 시사를 확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것이 많이 도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랍 기사를 보며 해석하기 난감한 지명이나 단체명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또 기사에 어울리는 문체를 배울 수도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국가 간 복잡한 역학 관계를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원에 다니며 크게 도움이 되었던 것은 우선 제가 한 해석이 옳은 해석인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과 기사에 걸맞은 표현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번역에 도움이 되는 여러 요령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모의 시험을 통해서 제 시간 안에 작성하는 연습도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통역 공부는 이전에 직접 하지 못했고 마르카즈를 다니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원어민 선생님과는 한-아 통역 연습을 했고 한국인 선생님과는 아-한 연습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 문장이나 짧은 문단을 듣고 통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연습을 통해 상황에 더 적절한 단어나 표현들을 배울 수 있었고 문법적 오류들도 교정할 수 있었습니다. 또 작문하는 것과 다른 통역에 필요한 팁 등을 알려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도 다 중요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것은 통역 연습을 직접 해볼 수 있다는 점 그 자체인 것 같습니다. 연습을 해보지 못한 것과 한 것의 차이는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한 문장도 매우 더듬거리며 답변했지만, 나중에는 훨씬 나아진 모습으로 말할 수 있었습니다. 문장을 듣고, 제한 시간의 압박 속에서 최대한 답변하고, 그 피드백을 즉시 받는 과정들을 통해 실력이 많이 늘게 된 것 같습니다. 마르카즈에서 공부하며 선생님들께서 많이 격려해 주셨고 막막해 할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번역은 스스로 오랜 시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통역은 스스로 하기에 어느정도 한계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제 글이 도움되었기를 바라고, 어학병 시험 많이 어렵지만 모두 열심히 하셔서 원하시는 바를 다 이루시길 바랍니다.